쓸모 있는 사람 되기

2026-09-13


오늘날은 AI시대다. 키보드만 딸깍하면 나 대신 AI가 생각을 대신 해준다. 글도 써주고 코드도 짜주고 번역도 잘 해준다. 이제 인간이 직접 문제에 대한 생각과 고민을 하는 일은 사치가 되었다. 사람들은 AI에게 생각을 의탁함으로써 복잡한 생각을 피하려 하고 있다. 즉 AI를 통해 꿀을 빨고 있지만, 이는 곧 인간이 AI에 의해 쓸모를 잃게 된다는 반증이다.

그러면서 생각하는 능력이 점점 퇴화하고 있음을 서서히 체감하고 있다. 그러다 문득 스스로에게 되묻게 된다. 나는 AI 시대에서 쓸모있는 사람일까? 오늘 내가 했던 일들이 과연 1년 뒤에 출시될 LLM에 의해 대체당할 일이 아닐까를 의심하게 된다.

이건 뭔가 잘못됐다. 나는 쓸모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다. 그럼 이 시대에 도대체 무슨 일이 쓸모 있는지 고민해보자. 쓸모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할까?

내 생각엔 '나만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남들이 다 할 줄 아는 일은 더이상 메리트가 없다. 그런 일들은 이미 진작에 AI가 정복한 분야일 것이다. 예를 들어 웹페이지를 만드는 일을 생각해보자. ChatGPT가 등장하기 전인 2020년만 하더라도 웹페이지 개발은 프론트엔드와 백엔드 지식이 갖춰진 소수 사람들의 전유물과 같은 작업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아무 배경지식도 없는 일반인들도 AI를 사용하면 1분 만에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규격화된 지식은 더이상 희소성이 없어졌다.

현 시대에 강조되는 역량은 '웹페이지를 만들 수 있느냐'가 아니라 '어떤 웹페이지를 만들 것이냐', 즉 남들이 다 생각할만한 뻔한 내용이 아니라 그 사람만 만들어 낼 수 있는 독자적인 컨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러면 그 컨텐츠는 AI도 따라할 수 없는, 대체불가능한 영역이 될 수 있고 이는 곧 쓸모 있는 사람이 된다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독자적인 컨텐츠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결국에는 그 사람의 경험에서 우러나온다. 애초에 남들이 경험해보지 못한 귀중한 경험일 수도 있고 전문적인 지식일 수도 있다. 아니면 같은 경험이더라도 그 안에서 자신만의 독특한 취향을 녹여낼 수도 있을 것이다.

사실 내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이 블로그도 그 작업의 일환이다. 나만 갖고 있는 경험과 나만 쓸 수 있는 글이 무엇인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겪어온 삶의 자취들을 되짚어 봐야 한다. 오랜만에 내가 블로그에 썼던 글을 다시 읽어보았다.

대학교 시절에는 열심히 Problem Solving하다가 취업할 때쯤 되어서는 웹 프론트엔드가 재미있어서 그쪽으로 진로를 결정했다. 그렇게 회사 인턴도 하고 이직도 하고 다니다가 어느날 퇴사를 하게 되었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지만, 아무튼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할지 고민하게 되었다(이 고민은 아직까지도 하고 있다). 그러다가 갑자기 삘이 꽂혀서 대학원을 진학하기로 결정해서 지금은 열심히 논문을 쓰고 있다. 운이 좋게 논문이 통과하여 곧 학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정도 경험이면 꽤나 독자적인 컨텐츠 아닐까? 이 정도면 AI도 쉽게 따라하지 못할 이야기들을 많이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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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헌 JuHeon

Stories only I can tell

M.S. student (Ajou Univ., Artificial Intelligence)

  • LLM Interpretability
  • LLM Safety & Alignment
  • Representation Engineering
  • Activation Steering
  • Human-Centered A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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