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학기 회고
목요일에 기말고사를 끝으로 대학원에서의 첫 번째 학기를 마쳤다.
첫 학기이기 때문에 앞으로 무엇을 연구해야 할 지 탐색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운이 좋게도 내가 참여할 만한 연구 주제들을 몇 가지 제안 받음으로써 생각보다는 빨리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 연구라고 하기엔 미약한 수준이기는 하지만 당장 눈앞에 해야할 일이 생겼다는게 중요하다. 내 성격상 막연한 연구 계획을 세우는데 시간을 쏟기보다는, 구체적으로 해야할 주제가 있어야만 행동에 옮기는 일이 훨씬 쉬워진다.
인정하고 싶지는 않지만 졸업 후 오랜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하려고 하니 뇌가 굳어있다는게 체감되었다. 예전이면 따라갈 수 있는 내용이라 생각했던 것도 뇌가 포화상태에 다다르니 더이상 지식이 들어가지 않았다. 특히나 통계학 공부에 시간을 많이 투자하지 못한 점이 아쉬웠다. 추후 논문을 읽을 때에도 통계학 베이스가 깔려 있어야 받아들이기 수월하기 때문에 학점을 떠나서라도 꼭 해야하는 공부이다.
3년 전 공부할 때와 차이점이라면 이제는 생성형 AI(LLM)를 적극적으로 공부에 활용한다는 점이다. ChatGPT의 초기 시절에는 공부에 활용할 정도로 기술이 성숙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왠만한 질문에 답변을 해줄 정도로 발전했다. 나는 특히나 어려운 개념을 처음 공부할 때, 해당 분야가 어떤 흐름으로 발달해왔는지를 개괄적으로 훑으면서 따라가는 공부 방식을 선호한다. 이런 방식을 프롬프트로 입력해서 LLM에게 요청하면 일목요연하게 정리를 해줘서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다.
앞으로
방학 기간이 더 중요하다. 학기에는 수업때문에 본인 연구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지만, 방학에는 수업이 없으므로 온전히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시간이 많아지는만큼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느낀다. 요즘 숏폼에 중독되어서 그런지 자주 주의가 산만해지고 집중 사이클도 짧아지고 있음을 체감한다.
직장인 시절에는 업무 시간에만 일에 집중하고, 퇴근하면 off 모드로 바꾸면 됐지만 대학원생은 그게 어렵다. 불규칙한 생활이 원인이라고 생각해서 11월부터 스스로 기상시간을 정하고 랩실도 가급적이면 매일 출근하는 기조로 바꿔서 조금은 틀을 잡았다. 방학에는 더 촘촘하게 시간 및 todo 관리를 할 계획이다.
그리고 지금 수행하고 있는 연구를 더 develop시켜서 논문을 내려고 한다. 연구의 성과는 과정이 어찌되었건 논문으로서 가치가 입증된다. 처음부터 너무 완벽한 논문을 쓰려고 시간이 끌리는 것보단 간단한 논문이라도 빨리 작성하는게 낫다고 생각한다. reject을 당하더라도 그 안에서 얻은 교훈이 있을테니 이런 방식으로 weight을 갱신함으로써 자신이 더 좋은 대학원생에 가까워진다고 생각한다.